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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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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회고] 공동디자인의 힘: 지식의 연결이 만든 참가자의 변화

코크리에이션에서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공동디자인 방식으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참가자들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주고받으며 점차 과정에 더 깊이 몰입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공동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참가자들이 처음과는 다른 태도로 과정에 몰입하는 순간을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모두가 공동디자인 워크숍에 큰 관심이나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요청으로 자리에 오기도 하고, 특히 전문가의 경우에는 자신이 축적해온 경험과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과제에 필요한 의견을 제공하는 역할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자문이나 회의에서 발견되는 익숙한 참여 관행입니다.

하지만 공동디자인에서는 자신의 전문성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만나면서 참가자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오랫동안 특정 분야를 연구해온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10년 넘게 연구했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기술 분야의 전문가가 답했습니다.

“그 문제라면 ~~ 기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이렇게 바꾸면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에 있던 두 사람의 지식이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이후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풀지 못했던 고민의 실마리를 이번 논의를 통해 찾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 분야 안에서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가 서로 다른 경험과 전문성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전문성을 기여하기 위해 참여한 전문가에게도 공동디자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어가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참가자가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듣고 질문하면서 서로의 경험과 지식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를 함께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에는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참여했던 자리도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논의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지고, 다른 참가자의 생각을 더 듣고 싶어지며 과정 자체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공동디자인은 단순히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넘어, 참가자 개인에게도 새로운 배움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다양한 사람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만으로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데 그친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있어도 각자의 지식은 나란히 놓여 있을 뿐 서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공동디자인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도록 서로의 생각을 듣고, 질문하고, 연결하고, 다시 발전시킬 수 있는 과정을 디자인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필요한 순간에는 질문을 던지며, 서로 다른 경험과 전문성이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갑니다.



공동디자인 퍼실리테이션과 프로세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 번은 일정 때문에 워크숍을 조금 일찍 떠나야 했던 참가자가 돌아가는 길에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기 전에는 그냥 잠깐 참여하다 가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먼저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자리였습니다.”

저는 이 말이 참가자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관행적으로 참여했던 자리가, 다른 사람과 의견을 주고받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면서 계속 참여하고 싶은 집단 활동​이 된 것입니다.

공동디자인을 기획할 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과 함께, 참여하는 사람에게도 이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경험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공동디자인의 가치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해결책을 함께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가자에게 남는 경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나누기 위해 참여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만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신의 분야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하면서 과정에 점차 더 깊이 몰입하게 되는 것.​

결과물뿐 아니라 ​새로운 관점과 배움,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이 참가자에게도 남는 것.

이것 역시 공동디자인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 최수정(공동디자인 기획자 · 서비스디자이너)

편집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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